날씨가 좋을 때나, 라면이 먹고 싶을 때나

달리기가 하고 싶을 때는 한강에 간다

지난 주말에는 잠원 한강 공원에 갔었다.

세웅이와 빛나와 함께 갔다.

우리는 지난 번 엘피 바에 같이 갔었던 멤버이고 

우리의 나이는 27, 33, 37 살이다.


빛나와 세웅이는 둘 다 개명 이전의 본명인데, 

지금의 모습도 예전의 이름과 잘 어울리기도 하고,

새로운 이름을 부르니, 새로운 친구처럼 느껴져서

앞으로 내 글 안에서는 옛날 이름으로 등장하기로 했다.


빛나랑 세웅이랑은 그런 얘기를 할 수 있어서 좋다

나이는 전부 다르지만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물어 보는 사이여서 좋다

지금의 내 나이에게 아기는 언제 낳을 거냐는 질문 대신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이 뭐냐고 물어 보는 사람들이어서 좋다.

어른에게 장래희망을 물어보는 것

멋지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필름카메라로 사진을 찍고

나무 밑에 누워서 두 손을 쭉 뻗어 셀카를 찍기도 했다. 

너무 못 생기게 나와서 지워버리고 싶었지만 

분명 몇 년 후에는 이때는 어렸다면서 

오늘의 우리를 그리워 할 것이기 때문에 그냥 두기로 했다. 

몇 년 후에는 오늘 말한 우리의 장래희망을 이루게 되었을까. 




 



한강

 

한강에 가면 위로 받았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한강은 늘 내 마음을 일렁이게 만들었다.

눈 감으면 코 베어간다는 곳

고향을 떠나와 아직도 서울에 살고 있다는 사실이,

그 자체가 위로였다.

 

한강을 바라보고 있으면 내가 서울에 살다니

실감이 나면서도 나지 않았다.

아마 서울이 고향인 사람들은 이해할 수 없겠지.

 

작은 방 한 칸에 한 달 동안 머무는 대가.

월급에서 월세를 내고 교통비와 밥값을 빼고 나면

커피 한 잔에 망설일 때가 생기는 서울살이.

수박은 4분의 1로 잘라진 걸 사야 하는 혼자살이.

 

이번 주는 바빠서 집에 못 내려가, 다음 주에 갈게.

그런 전화를 엄마에게 하게 되고

고향으로 돌아갈까 하고

몇 번이나 나를 힘들게 하던 서울.

 

그래서 대견해했다.

진짜 내 집은 아니지만 하루가 끝나고 돌아갈 나의 집을 여전히 지키며

여기서도 새로운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 나를.


<오케이라이프> 중에서 

.

 

아빠는 무뚝뚝한 사람이다

본인 속은 당연히 그렇지 않겠지만

나는 살면서 이렇게 무뚝뚝한 사람도 없다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나중에 내 남편은 정말 재잘재잘 자기 속 마음 얘기도 잘 하고

말 많은 사람이랑 결혼해야지 생각했는데,

그 꿈이 이렇게 과하게 지나치게 이루어질 줄은 몰랐지만.

 

아무튼, 아빠는 속정은 깊지만 다정다감한 말을 잘 못하는 편인데

그런 부분을 내가 많이 닮았다.


아빠에게 문자가 왔다.

아빠는 종종 바다 사진, 저녁 밥 사진을 보낸다.

어제는 산책을 하다 발견한 나무 사진을 보내며 


<자연은 그냥 다 내어주면서 그 자리에 있는데 

우리는 욕심이라는 굴레에서 몸도 마음도 지치게 생활 하는 것은 아닌지

뒤도 돌아보며 쉬어가면서 >


라는 메세지였다. 


아빠가 보낸 문자 메세지를 몇 번씩 다시 읽어보았다.

아빠는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은 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 아빠의 문자를 사랑이라고 읽었다.







 




요즘에는 아침에 일찍 일어나고 있어요.

출근 전에 느끼는 여유로움이 좋아서

밤에 잠들기 전에 설렐 정도에요.

허둥지둥 대고 찌뿌둥하고 우울했던 아침은 이제 없습니다


10 20 일찍 일어나기 시작했던 것을 

30 1시간으로 늘려갔어요


요즘은 2시간 정도 일찍 일어나요

그 2시간은 아침 식사를 만들게 하고

새로운 음악을 듣게 하고 

페이지를 읽게 하고

고양이를 쓰다듬으며 

오늘 하루를 자세하게 계획하게 합니다


결국 나를 돌보게 해요.


아침마다 새롭게 생기는 보너스 같은 시간 덕분에 조금씩 달라지고 있어요






 


매일, 매분, 매초마다 인생을 바꿀 수 있는 기회가 있어.

이 말이 요즘 저를 움직이게 하는 말이에요.


우울할 때 어떻게 하냐는 질문에 

아이유가 이렇게 말해요.


우울한 감정이 들 때는 몸을 가만히 두지 않고

설거지를 하고, 소포를 뜯고 움직여요.


지금 이 우울한 기분,

이 기분에 속지 않고

내가 5분 안에 바꿀 수 있어


그렇게 말한대요.

혹시 지금 우울한 감정이 드신다면

걱정하지 마세요.

이 기분 5 분 안에 바꿀 수 있어요.

우울한 기분에 속지 말아요.

저도 그럴게요!





 



 


 



러브송

사랑노래는 우리에게 가장 쉬운 낭만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런 준비없이 흥얼거리는 것만으로도 금세 낭만을 느낄 수 있으니까요.

사랑노래처럼흔하지만 따뜻한 그런 것을 만들고 싶습니다.

쉽게 낭만적인 하루를 만들어 주는 것들을요.


러브송 이라는 이름으로 좋아하는 옷들을 만들고 있어요,

제가 만드는 옷은 세련되고 멋진 옷 보다는 

일상에서 작은 행복이 될만 한 옷이라고 생각합니다. 


데이지 스커트가 이렇게 사랑받을 줄은 몰랐어요.

같은 취향의 분들이 모인다는 것이 즐거워요.

입꼬리가 자꾸만 눈치없이 올라갑니다.

마음 깊이 감사드립니다. 


더 훌륭한 옷을 만들겠다는

약속은 못 할 것 같아요.


그렇지만 꼭 진심을 다할게요.

그 약속은 드리고 싶어요.


약속!  도장!


 
저는 원파운드에서 전체적인 디자인을 담당하고 있어요.
베이비 디스 이즈 굿의 옷을 기획하고, 러브송의 원피스를 만들고 
배송 나가는 과정의 부자재들을 제작하고, 
이지보이의 사진을 찍어주고 
원파운드만의 손글씨 굿즈를 제작하고 있어요. 

동대문 시장에 나가 원단도 고르고 단추도 고르고
라벨도 제작하고 그래요.
당연히 처음에는 아무것도 몰랐죠.

지금도 모르는 것이 많아 헤맬 때도 있습니다.
그런데 벌써 6년이나 되었네요.
늘 기적과 같은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꼭 만들어 보고 싶었던 미요미 티셔츠.

내 이름은 미요미. 거꾸로 해도 미요미

미요미는 정말 제가 생각해도 엄청난 고양이에요.
6년 전 원파운드 사무실에 제 발로 찾아왔을 때 부터
알아봤어요.
얘는 슈퍼스타가 될 만한 아이구나,

역시 이렇게 티셔츠 주인공까지 되고 마네요.
길고양이의 성공신화 미요미

@oh_miyomi

수퍼스타 계정에도 놀러오세요 :) 

 
저의 부캐릭터 오송민밥도 여전히 잘 지내고 있어요.
얼마 전에 인터뷰를 했는데 
요리를 처음 시작한 계기를 여쭤보시더라구요.

요리는 원파운드를 시작하면서 자주 하기 시작했어요.
함께 일하는 친구가 생겼는데 
집이 멀어서 사무실까지 오는 데 오래 걸렸어요.
그게 참 마음이 쓰여서 점심밥은 맛있는 걸 해 주고 싶더라구요.

그게 첫 시작이었고,
그냥 사진으로만 가지고 있는 건 
재미가 없어서
#오송민밥 이라고 태그를 달았죠.
그게 지금까지 이렇게 이어질 줄은 몰랐어요.
그래서 기록의 힘을 실감했어요.
여러분도 자신만의 해시태그를 만들어 기록해 보세요.
나중에는 정말 엄청난 즐거움이 됩니다.

 
 

3km 러닝 클럽

죽음의 레이스라고 부르는 단체 카톡방이 하나 있어요

친구들과 함께 하는 달리기 클럽인데요


같이 달리는 아니고, 각자 달린 것을 매일 인증하는 거에

이게 이상하게 열심히 하게 돼요. 

일주일에 4 인증하는 것이 약속인데

이번주는 모두 약속을 지켰어요. 


일주일에 12 km

한 달이 지나면 48km 가 됩니다.

한 달 뒤에는 조금 더 건강해진 다리와

저 자신에 대한 뿌듯함으로 채워져 있을 것 같아요.



날은 키로 달리는 생각보다 어렵더라구요

그런데 째날은 조금 쉽고 다음날은 쉬워졌어요

그럴 알았어요

일단 시작하기만 하면 괜찮아집니다. 


저희 집에서 남산도서관 쪽으로 올라가 

소월로를 뛰다가 이태원 야경을 보면 1.5km 에요

여기 서서 잠시 숨을 고르고, 머리도 바짝 다시 묶고, 음악을 바꾸어요

신나는 것으로요




 

애플뮤직에서 ‘원파운드레코드’  검색해 보세요
 어울리게 음악을  선곡하는 지훈이의 플레이리스트를 들으실  있어요. 

'달리기' 라는  플레이리스트가 있길래 들으면서 신나게 뛰었어요


그리고 이건 제가 자주 듣는 곡인데요.

새소년의 ‘심야행’ 이라는 노래에요

저는 밴드 음악을 엄청 좋아하는 편인데 특히 새소년을 좋아해요


심야행 노래   들어보세요

가사가 이렇게 시작해요



-

어디쯤 왔을까 

우리의 밤은

여길까


 가끔가끔

정말 모든  무서워

눈을  감아버려


덜컹덜컹 지나간 오늘의 언덕

저무는 하루 토해낸 공허함


아무것도 없었던  연기를

끌어안고서 한참을 있었어

-



어디쯤 왔을까 우리의 밤은

이라는 가사가 

밤의 달리기와 너무 잘 어울려요.


그 노래를 들으면서 6월의 장미도 찍고

이름 모를 풀도 만져보고,

심호흡도 크게 해 봅니다.

오직 음악소리만 들리는 밤의 달리기는 

노래 제목처럼 심야행 같아요. 

 깊은 밤을 위해 내일을 위해 달리는 거죠.



오늘도 심야행 달리기 출발합니다.

 
저의 꿈은 책을 내는 것이었어요.
그런데 생각치도 못하게 너무 빠르게 꿈을 이루어져 버렸어요.

예전과는 다르게 책을 내는 게 쉬운 시대가 되었기 때문이죠.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책을 낼 수 있는 세상이 된 거에요.
그래서 새로운 꿈을 정했어요.

드라마 작가가 되기로요.

저는 드라마로 너무나 큰 위로를 받아요.
특별히 노희경 작가님에게서요.
모든 작품을 좋아하지만, 특히 디어마이프렌즈를 좋아합니다.

좋다, 감동이다, 재밌다
이런 말로는 표현할 수 없어요.
세상의 온갖 유머와 공감과 사랑과 안쓰러움이 있습니다.
애틋함이 있어요.

꼭 보셨으면 좋겠는 드라마에요.
마지막 사진은 참 인상 깊었던 장면인데요.

주인공 고현정님이 엄마가 암에 걸릴 건 알게 됐을 때에요.

< 엄마의 암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
나는 그 때 분명히 내 이기심을 보았다.
암 걸린 엄마 걱정은 나중이고,
나는 이제 어떻게 사나 
나는 오직 내 걱정 뿐이었다.
그러니까 장난희 딸 나 박완은,
그러니까 우리 세상 모든 자식들은
눈물을 흘릴 자격도 없다.
우리는 다 너무나 염치없으므로.>

이런 나래이션을 하면서
자신의 뺨을 때리는 장면이에요.

한참을 울며 보았어요.
이렇게 솔직하며 애틋할 수 있다니.
언젠가 이런 드라마를 쓰고 싶어요.





남산에 가서 도시락을 먹고,
친구와 토요일에 맥주를 마시고
빨간색 원피스를 입으며
여름을 시작하고 있어요.

벌써 6월도 이만큼이나 시간이 지나갔네요.
어떤 6월을 보내고 계신가요.
1월의 다짐들을 아직도 마음 속에 품고 계신가요.

매운 떡볶이로만 해결되는 스트레스와
아이스아메리카노 만이 풀어줄 수 있는 피곤함이 있죠.
삼겹살과 소주만이 유일한 답인 날도 있어요.

그 안에서 행복을 찾고 즐거움을 찾는 건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결코 이룰 수 없는 
어려운 일도 아닌 것 같아요.

7월은 올해의 후반전.
전반전에 아쉬운 날들이 있었다면
후반전에는 더 괜찮은 날이 많았으면 좋겠어요.

올해의 후반전
모두에게 응원을 보냅니다!


BABY, THIS IS GOOD
2호 연재를 마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3호로 돌아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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